플레티넘 프레피 만년필로 쓴 정끝별시인의 그만파라, 뱀나온다
2019. 8. 2. 21:09ㆍ한글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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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파라, 뱀 나온다
정끝별
속을 가진 것들은 대체로 어둡다
소란스레 쏘삭이고 속닥이는 속은
죄다 소굴이다
속을 가진 것들을 보면 후비고 싶다
속이 무슨 일을 벌이는지
속을 끓이는지 속은 태우는지
속을 푸는지 속을 썩히는지
속이 있는지 심지어 속이 없느지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다
속을 알 수 없어 속을 파면
속의 때나 속의 딱지들이 솔솔 굴러 나오기도 한다
속의 미끼들에 속아 파고 또 파면 속의 피를 보기 마련이다
남의 속을 파는것들은 대체로 사납고
제 속을 파는 것들은 대체로 모질다
사용한 펜
플레티넘 플레피 만년필 https://coupa.ng/bhZDj2
사용한 종이
오디오북 듣는 걸 너무 좋아한다.
들었던 소설이 읽었던 소설의 수보다 몇십 배다.
예전 EBS 오디오북을 듣노라면 한강작가와 조경란 작가가 아주 좋은 시나 책의 구절을 읆퍼준다.
나의 속을 후벼 판다면 얼는 메모해서 손글씨 한다.
오늘 쓴 손글씨는 정끝별시인의 그만 파라, 뱀 나온다 이다.
마지막 구절이 너무 공감돼서 뼈가 저질정도다.
만년필과 원고지가 주는 매력은 어마어마하다.
원고지가 또박또박 네모칸에 글자를 하나하나 적노라면 나는 무슨 대단한 요리를 만드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손글씨는 또 하나의 자기수련이다. 언제나 깨어있음이다.
영상 촬영은 언제나 힘들다.
영상편집도 언제나 힘들다.
하나를 꾸준히 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하루는 이렇게 하루는 저렇게 하다 보면 결국 입에서는 욕과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또 자기자신과 약속을 지키려는 자기 성찰의 자세로 결과물은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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